네이버가 최근 자사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데 이어 카카오까지 이르면 7월 ‘카카오톡 스토어’라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촉각을 곤 두 세우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오픈마켓 진출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유통업체에서 포털·SNS 업체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이달 ‘카카오톡 스토어’ 서비스를 본격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스토어는 카카오톡 내에 각종 대·중·소 유통업체와 브랜드, 상점들이 입점해 주문·구매·예약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모바일에 특화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G마켓·옥션·11번가 등 기존 오픈마켓과 사업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카카오는 올 들어 ‘카카오톡 주문하기’, ‘카카오톡 장보기’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았는데 오픈마켓 서비스인 카카오톡 스토어는 이커머스 사업의 정점이라는 평가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몇몇 업체들과 진행 중인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카카오톡을 만능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주문, 구매 등 비즈니스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드는 온라인 회사는 카카오뿐이 아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역시 지난 5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스토어팜’ 서비스를 대폭 개편하고 사실상 오픈마켓과 유사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스토어팜은 중소상인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말 기준 입점 판매자가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기존 오픈마켓 보다 낮은 수수료로로 신규 사업자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오픈마켓에 눈독 들이는 온라인 업체는 또 있다. 현재 구글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도 이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해외 온라인·SNS 업체들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 발을 들여 놓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쿠팡, 인터파크(035080) 등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은 SNS·검색 플랫폼 회사의 본격 공습을 불안의 눈초리로 지켜보는 분위기다. 아직까지는 스토어팜 등이 신규 판매자 위주로 구성됐고 상품도 객단가가 낮은 의류·식품 등에 치우쳐 있어 직접적인 충격은 없다. 하지만 머지않아 자사 성장의 발목을 잡거나 아예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팽배하다.
앞서 이들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은 지난 2014년 네이버의 오픈마켓 서비스 ‘샵N’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서비스를 종료시킨 바 있다. 현재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의 경우 이베이만 제외하고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