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다. 첫 승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6일 밤(한국시간) 개막해 나흘간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는 세계랭킹 상위 20명 중 7명만 출전한다. 총상금은 200만달러로 메이저 아닌 일반 대회치고는 꽤 큰 편. 상당수 선수들은 그러나 이번주 휴식을 택했다. 지난주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챔피언십과 다음주 세 번째 메이저 US 여자오픈 사이에 낀 신설대회이기 때문. US 여자오픈 전초전인 셈이지만 낯선 코스(위스콘신주 손베리 크리크 골프장)와 싸우는 수고보다 메이저대회를 위한 체력비축을 선택한 것이다.
출전명단에 포함된 전인지(23)와 이정은(29·교촌F&B)의 이름은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지난해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인 전인지는 올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네 차례다. 지난달 중순 마이어 클래식 직전 위경련이 일어나 기권하는 일도 있었다. 이후 나선 지난주 여자 PGA챔피언십에서는 3오버파 공동 54위를 했다. 통증은 가셨지만 여전히 약을 달고 다니는 상황. 전인지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릴 경우 세계랭킹 1위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는 현재 랭킹 포인트 6.92점으로 세계 5위다. 이번 대회에 불참하는 4위 리디아 고(7.60점·뉴질랜드)와 차이가 크지 않다. 역시 휴식을 취하는 세계 1위 유소연은 8.70점. 올 시즌 상금 랭킹 8위(약 66만6,000달러)인 전인지는 12개 출전 대회 중 절반인 6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프로 10년 차에 LPGA 투어 풀시드를 획득한 이정은은 미국과 국내 투어를 병행하면서도 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 4개 대회에 나섰는데 지난 4월 KG·이데일리 오픈에서 준우승도 했다. LPGA 투어 11개 대회에서는 톱10에 세 차례 들었다. 3등과 4등을 한 번씩 경험했다. 베테랑에 가깝지만 평균 255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갖춰 웬만한 선수에게 거리에서 뒤질 일은 없다. 이정은도 지난주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전인지와 마찬가지로 50위권(공동 57위)에 머물렀던 터라 이번주 각오가 남다르다.
세계랭킹 톱10 중 이번주 출전자는 전인지 외에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8위 브룩 헨더슨(캐나다)뿐이다. 지난주 쭈타누깐은 컷 탈락했고 헨더슨은 1타 차로 준우승했다. 쭈타누깐은 전인지, 폴라 크리머(미국)와 같은 조로 경기한다.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자 대니얼 강(미국)에 4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던 김세영(24·미래에셋)은 시즌 2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