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머니+ 글로벌마켓]되살아난 소비 덕에...트럼프 쇼크에도 美관광株 순풍

내국인 관광수요 늘어 반이민정책 여파 상쇄효과

S&P500 호텔·레스토랑·레저산업지수 올 19%↑

"밸류에이션 아직 저평가"...투자자들 뜨거운 관심





도박과 환락의 도시에서 가족휴양지로 거듭난 라스베이거스.도박과 환락의 도시에서 가족휴양지로 거듭난 라스베이거스.


호텔·여행사·카지노 등 관광업계 주식들이 올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군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외국인들의 미국 관광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광·레저 수요가 굳건하게 유지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호텔·레스토랑·레저산업 지수는 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연초대비 18.63% 상승했다. 이 중 윈리조트의 주가는 올 들어 51.32%가 올라 S&P500지수 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5개 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반이민행정명령의 조건부 발효에도 관광·레저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밝은 시장 전망 때문이다. 시장분석업체 퍼스트데이터가 미국 400만 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인들의 여행비 지출은 전년 대비 연평균 6% 내외로 증가했다. 호텔비·레저비 지출도 각각 4.4%·2.8% 늘었다. 미국여행협회도 이날 호텔 숙박 및 항공 이용으로 추정한 5월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의 미국 내 여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내국인들의 여행이 레저 및 출장 수요로 늘었고 외국인들의 미국 관광도 13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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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주 주가가 상대적인 저평가 국면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데이터업체 팩스셋에 따르면 윈리조트의 올해 말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말에 비해 4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도 올 들어 관광 업계의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S&P500에 속한 호텔·레스토랑·레저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 내외를 오가고 있으며 ‘대장주’ 격인 윈리조트, 윈덤호텔그룹, 로얄 캐리비언 크루즈 등의 PER도 17~30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ER가 180배 이상인 아마존 등 정보통신(IT) 관련주에 비해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높아지는 미국행 장벽은 여전히 주가 상승 폭을 제한하는 리스크라 평가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일부 효력 판결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무슬림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동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행 항공기와 승객에 대한 검색절차를 강화하는 새 항공보안대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 여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방문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르네 소렌슨 매리어트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해 “상황을 매파적으로 보고 있다”며 “여행제한 조치를 둘러싼 분위기가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쇼크’의 여파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국인들의 소비가 살아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를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대비 0.1% 증가하며 4월(+0.4%)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여행협회는 “외국인들의 미국 관광 감소가 예상되지만 내국인들의 관광수요 증가에 힘입어 오는 11월까지 전체 미국 관광은 전년대비 1.8%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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