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정부 '아마추어 외교' 또 도마에

백악관, 시진핑 대만 지도자로 오기

이방카, G20서 트럼프 자리 앉아

베이징 주재 블룸버그통신 기자인 피터 마틴이 트위터에 “백악관이 시진핑을 대만 주석이라고 표기했다”고 지적하며 관련 문서를 첨부한 모습. /트위터 캡처베이징 주재 블룸버그통신 기자인 피터 마틴이 트위터에 “백악관이 시진핑을 대만 주석이라고 표기했다”고 지적하며 관련 문서를 첨부한 모습.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큰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며 또다시 ‘아마추어 외교’ 논란의 중심에 섰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G20 회의 이틀째인 지난 8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만의 지도자로 표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의 발언이 담긴 해당 문서에서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이 아니라 대만을 가리키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소속으로 표기됐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실수는 중국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은 백악관이 공식 발표 문서에서 중국과 대만을 혼동했다는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민감한 양안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 실수인지, 의도적 행위인지에 대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백악관은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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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인사 스베틀라나 루카시가 트위터에 이방카 트럼프가 아버지 자리에 대리 착석했다며 첨부한 사진 /트위터 캡처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인사 스베틀라나 루카시가 트위터에 이방카 트럼프가 아버지 자리에 대리 착석했다며 첨부한 사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도 국제무대에서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방카는 G20 회의의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 출범 행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자 시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마련된 아버지 자리에 앉아 “권력이 혈통에서 나오냐”는 빈축을 샀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잠깐 대리로 출석한 것”이라며 “다른 정상들도 부재 시에는 대리 출석을 맡기기 때문에 이방카의 행동이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주요 각료가 아니라 백악관 고문인 이방카가 대통령의 빈자리를 대신한 데 대해 미국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댄 파이퍼 CNN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권위는 혈통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부여된 것”이라며 지적했고 브라이언 클라스 런던정경대(LSE) 연구원도 “자격 없는 대통령 딸이 G20 회의에서 시 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옆에 앉아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정치에서 벗어나 있겠다던 이방카가 대통령·총리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고 비꼬았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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