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회 ‘강행군’ 재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재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앉아있던 박 전 대통령은 증인과 변호인의 설전을 지켜보다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숙였다.
박 전 대통령이 남다른 표정 관리로 익히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냥 흘려보내기 힘든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재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을 엄마라고 부른 방청객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서 방청석에 앉아있던 40대 여성은 발언권을 요구했고 재판장은 “방청석에서는 말할 권한이 없다”고 퇴정을 명령하자, 이 여성은 “제가 박 전 대통령의 딸입니다”라고 외쳤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여성이 퇴정한 후에도 변호인단과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 했다.
이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재판이 거듭될수록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행동들을 보였다.
지난 6월5일 재판에서 박 대통령은 연필을 이용해 20여분간 알수 없는 그림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지우개 가루를 손으로 모은 뒤, 물수건으로 손을 닦아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법정에서 하품을 하거나 조는 모습도 목격됐다. 예전의 박 전 대통령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다.
이와 관련 심리 전문가들은 박 전 대통령이 충격과 수치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 회피 수단으로 이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현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 경우 이를 회피 또는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방어기제’를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건강상의 문제로 재판 일정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7일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기 전에 고령의 연약한 여자다. 매주 4차례 출석해 재판을 받는 자체를 체력 면에서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