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주식정보를 마치 자신이 분석한 내용인 것처럼 ‘주식 고수’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챙긴 20대 남성이 쇠고랑을 차게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고급 주식 정보를 제공하겠다면서 회원을 모집한 뒤 월 회비와 교육비 명목으로 총 4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최모(27)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신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료 공간 3개를 운영하며 회원 275명에게 월 회비로 3억2,000여만원을 챙겼다. 최씨는 온라인에서 유명한 주식 전문가 A씨가 월 88만원에 제공하는 ‘실시간 종목 추천’ 정보를 자신이 직접 분석한 것처럼 SNS 공간에 옮기면서, ‘VIP 방’ 회원 270여명에게는 월 29만~89만원을 받았고 ‘VVIP 방’ 회원 3명에게는 월 300만원씩 받았다.
최씨는 또 A씨가 지난해 6월 열었던 특별 강연회에 참석해 강연 내용을 고스란히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강연을 몰래 녹화한 최씨는 강의 내용을 정리한 뒤 그 내용을 본 따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강좌를 열고, 교육비로 36명에게 300만~500만원 씩 1억4,000여만원을 받았다. 최씨는 강연에서 A씨의 말투까지 흉내 내면서 “나만 따라오면 돼”라며 주식 고수처럼 행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운영한 SNS 공간의 회원들 중 투자 이익을 본 사람은 없었다”며 “조사 결과 최씨와 신씨는 주식투자에 대한 전문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