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강외교 복원 속 '北核' 실행과제 떠안은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독일 방문은 반년 이상 지속된 외교 공백을 메우고 주요국 정상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동북아시아를 둘러싸고 있는 4강인 미국·중국·일본·러시아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외교적 프로세스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비록 한국이 한반도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실을 보기가 어렵다. 이번 G20 회의에서도 나타났듯이 북핵과 관련해 제재 강화를 주장하는 한국·미국·일본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러시아 간의 대결이 점점 첨예화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어렵게 확보한 ‘북핵 해결을 위한 운전석’에 우리가 제대로 앉아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은 남북한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지난 25년 동안 한국과 수교를 맺은 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북한과의 혈맹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마디로 전략적 완충지대인 북한이 흔들리는 것을 놓아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되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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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채널을 복원해내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과제다. 문 대통령은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흡수통일 배제 등 포괄적인 출구론을 제시했지만 과연 북한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다자외교 무대에서 문 대통령이 어렵게 확보한 외교적 수단들이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있을 북핵 로드맵 조율을 위한 실무 외교 협의가 중요한 이유다. 정부는 G20 회의에서 이룬 성과가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실행과제를 이행하는 데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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