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61)의 해외 치료를 허용해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와 가족에게 ‘인도주의의 신호’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에서 간암 치료를 받는 것을 허용하기 바란다는 의미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독일에 망명한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는 메르켈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독일에 머무는 동안 매일 류샤오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려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최근 마르쿠스 뷔힐러 하이델베르크대 교수가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방문해 류샤오보를 진료하는 등 류샤오보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영국의 BBC 영문판은 류샤오보가 해외 치료를 고집하는 것이 사후 홀로 남겨질 부인 류샤(55)에게 자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류샤오보의 친구는 “류샤오보는 자신이 죽은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려하고 있다”며 “류샤와 처남을 중국에서 빼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류샤오보가 노동교화소에 갇혀 있던 지난 1996년 옥중 결혼을 한 이들 부부는 류샤오보의 반복된 수감생활 때문에 온전한 결혼 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변치 않는 애정을 과시해왔다. 류샤오보는 “온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 한 여자에게서 본다”고 표현했고 1996년부터 1999년까지의 수감생활 동안 300여통의 편지를 아내에게 보내기도 했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2010년 10월부터 당국의 엄중한 감시를 받다가 2011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있으며 이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