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의 성공과 국가 안보를 위해 사이버 보안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지구촌을 강타한 ‘랜섬웨어’의 영향으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직접 언급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시리즈 9면
문 대통령은 12일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6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사이버 보안은 국민과 국가를 지키는 첨병이며 4차 산업혁명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분야”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삶이 행복해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기술 개발에 힘을 모으는 한편 사이버 범죄 등 각종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랜섬웨어 등을 주요 공격 수단으로 한 사이버 범죄가 국제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보안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정보보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정보보호의 날은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로 지난 2012년 처음 제정됐다. 국내 주요 웹사이트 20여곳을 마비시킨 해킹 사건 ‘디도스(DDoS) 공격’이 2009년 7월 벌어진 점을 고려해 이때로 기념일을 정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사이버 보안’을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사이버 보안 체계 강화가 4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심상규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이사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등이 접목된 ‘스마트카’의 보안 취약점을 지적했다. 사람의 개입 없이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운행되는 스마트카가 해킹 공격을 받으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보안 문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보다 강력한 스마트카 보안 체계를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동철 엠시큐어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기의 핵심 운송·수송 수단으로 꼽히는 드론(소형 무인기)의 해킹 위협 사례를 소개했다. 홍 대표는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이나 무선 네트워크(와이파이) 해킹을 통해 드론이 오작동하거나 외부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드론 자체가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