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을 4.8∼5.2%로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15년 만에 반토막난 것이다. 잠재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으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또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2.8%로 올려 잡았다.
한국은행은 13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2016∼2020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8∼2.9%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06∼2010년 3.7∼3.9%, 2011∼2015년 3.0∼3.4%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이 잠재성장률을 2%대로 낮아졌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일반적으로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투입해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가리킨다. 한 국가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장기적인 개념이다.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3%대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현실적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한은은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배경에 대해 “서비스업 발전 미흡과 높은 규제 수준으로 인해 생산성이 하락하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자본축적이 부진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5%에서 4월 2.6%로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0.2%포인트 올렸다. 다만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상향하면서 정부의 추경안은 반영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한은 내부에 정부의 예상대로 추경이 0.2%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내 올해 성장률이 3%대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은은 “추경의 내용과 규모, 집행 시기에 따라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집행 시기가 늦춰지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다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2.9%로 전망했다. 예상이 맞는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5년부터 4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