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와 포털업체가 여름 휴가철 차량 ‘길 안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뜨거운 경쟁에 들어갔다. 자사의 플랫폼을 통합하거나 신기술을 접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과 동침’도 불사하면서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035720)는 13일 자사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인 ‘카카오맵’에 차량 길 안내 서비스인 ‘카카오내비’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맵에서 자동차 길 찾기 기능을 사용하면 앱 내부에서 바로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킬 수 있다. 카카오맵으로 지도를 보며 효율적인 경로를 먼저 찾아본 뒤 따로 카카오내비를 구동해 길 안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카카오맵에서 카카오내비를 켜도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고 교통량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기존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다.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T맵’의 운영사인 SK텔레콤(017670)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음성 명령으로만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라디오 등을 조작하도록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차량 운전자가 굳이 목적지 주소를 손가락으로 터치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많은 만큼 당초 9월 일정에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해열 SK텔레콤 T맵 사업본부장은 “소요 시간 예측과 빠른 길 안내 외에도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서비스와 번호안내 서비스 등 올해 들어 다양한 영역에서 제휴 관계를 맺은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사업에서도 손을 잡았다. 각사가 따로 운영하는 ‘KT내비’와 ‘유플러스 내비’의 교통 정보를 통합했으며 조만간 앱을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KT의 번호 안내(114) 서비스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게 강점을 꼽힌다. 젊은층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맛집 검색 앱 ‘망고플레이트’와의 제휴로 내비게이션 앱에서 음식점 평가를 바로 확인할 수도 있다.
김학준 KT 플랫폼서비스담당 상무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편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양사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