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3일 개최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자료제출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일단 파행됐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오전 10시에 열었으나 여야는 개최 직후부터 한 시간이 넘도록 자료제출 문제로 격돌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4당 간사가 합의하도록 했고, 간사들은 일단 청문회를 정회한 뒤 정오까지 자료를 받고 오후 2시에 속개하기로 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시작부터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쏟아졌다. 야당은 ‘자료제출이 미비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고, 야당은 ‘그래도 정책검증 차원에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후보자는 오늘 하루만 어떻게 대충 보내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자세”라며 “우리가 모여서 힘들게 청문회를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말 정권이 바뀐 것이 실감 난다”면서 “우리 앞에 앉아계신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은 옛날에 항상 박근혜 정부 때 왜 자료를 안 내느냐고 하더니…똑같은 기준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바뀌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동안 정책 질의와 정책 청문회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옛 여당인 한국당) 아니었느냐”라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큰 국민적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법무부 수장이 너무 오래 공석 상태였다”면서 “빠른 청문회로 국민의 검찰개혁 열망을 실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청문위원들은 신이 아니다”라면서 “인사청문회가 적절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요구하는 자료를 충분히 제출해야 국민이 원하는 법무부 장관에 대한 원활하고 정상적인 청문이 이뤄진다”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도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핵심 자료는 전혀 제출이 안 됐고 대부분 ‘사생활 보호’나 ‘고지 거부’라는 사유를 들고 있다”면서 “법사위 이름으로 법무부에 강력한 서면경고를 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김현웅 전 장관이 자진 사퇴한 이후 8개월간 법무행정 수장이 공석”이라면서 “어느 때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조속히 실시해 적합성 여부를 따지는 게 절실하다”며 청문회 진행을 촉구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재벌개혁을 담당하는 김상조, 교육개혁을 담당하는 김상곤, 국방개혁을 담당하는 송영무 등 ‘개혁’이 붙은 담당자는 (야당이) 출발부터 막고 있다”면서 “개혁을 막기 위한 조직적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권 위원장은 “후보자에게 아무 흠결이 없는데 발목을 잡기 위한 반대라는 (취지의) 말씀은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