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13일 열린 재판에도 나오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14일 재판부터 다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서울구치소 측의 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거동이 곤란한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변호인 측에 당사자를 설득해 나오게 하라고 요구했다.
구치소는 의견서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부터 치료를 받고 있고, 발이 붓고 통증이 있어 걸을 때 통증을 호소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정해진 공판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 출석하지 않으려면 거동이 곤란한 정도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치료를 모두 마치지는 않은 것 같지만 현 상태가 거동이 곤란한 정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피고인은 원칙대로 법정에 출석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된다”며 “변호인이 피고인을 접견해서 내일과 이후의 공판에 출석하도록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에 “17일은 출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2∼3일 정도 안정을 취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전날 구치소에 접견을 다녀온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료를 받으러 이동할 때 휠체어를 탔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접견할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 오늘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 조치하고 재판할 수밖에 없다”며 “조처를 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판부의 사실상 ‘명령’에 유 변호사는 결국 재판 도중 법정을 나가 박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접견을 마치고 돌아온 유 변호사는 재판부에 “내일 오후에는 출정하신다고 해서 방안을 강구하고 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 재판에도 나오지 못하겠다며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낸 바 있지만, 입장을 결국 바꿨다.
박 전 대통령은 발가락 통증으로 구두를 신기 불편하다며 다른 신발을 신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