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운전기사가 자신을 향한 폭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전국적인 분노를 일으켰다. 아버지를 들먹거리며 외모와 태도를 서슴없이 지적하는 이 사람은 종근당 창업주의 장남인 이장한 회장이다. 이 회장은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를 향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그제야 고개를 숙이고 피해자들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세상 혼자사는 갑질로 늘 상상 그 이상의 충격을 주는 재벌들의 갑질 논란과 그들의 근황을 짚어보며 재벌갑질에 무뎌진 대뇌 편도체를 다시 한 번 자극시켜본다.
1. “XX같은 XX, 애비가 뭐하는 놈인데 (…) 니네 부모가 불쌍하다 불쌍해. XX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2015년부터 일 년 가량 운전을 맡았던 A씨에게 운전 중에도 지속적으로 폭언을 일삼았다. 그는 부모에 대한 욕설을 비롯해 “생긴 것부터가 뚱해가지고 자식아. 살쪄가지고 미쳐가지고 다니면서 (…)” 등 외모, 태도 등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 년 새 운전기사 3명이 그만두고 결국 한 운전기사의 녹취 제보로 이 회장의 갑질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이 회장은 운전기사들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근무하는 비서실 어린 20대 여직원들 그리고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전화통화를 통해 폭언을 했다)”며 “지금 방송에 나온 그것보다 더 심한 욕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2. “내가 인간 조련사다”
김만식 몽고식품 전 명예회장은 스스로를 인간 조련사라고 일컬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욕을 하며 운전사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머리를 때리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3. 수행기사에게 주는 140장에 달하는 매뉴얼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 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현대가 3세인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에게 140장에 달하는 ‘자신을 모시는 법’에 관한 매뉴얼을 주고 실수를 하게 되면 “이 X, 병신 X 이런 것도 안챙기냐, 그럼 운동 어떻게 해? X신아”라며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수행기사가 매뉴얼을 단 하나라도 지키지 못하면 경위서를 쓰고 벌점을 매겨 감봉을 하는데, ‘두부를 사 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등 사소한 실수조차 경위서를 써야했다.
4. “사이드미러는 접고 운전해야지 이 XX야”
대림산업 3세인 이해욱 부해장은 ‘수행 대기 중 임원이 직접 운전할 경우를 대비해 핸들을 물티슈로 수시로 닦고 운전하지 않고 대기할 때는 만지지 않는다’ 등 말이 안 되는 수행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운전 중인 수행기사의 뒷통수에 대고 “이 쓰레기XX야” 등 폭언과 욕설을 쏟아내고 머리를 뒤에서 마구 때리기도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동에도 수행기사에게 제공된 업무수행 에티켓에는 ‘본의 아니게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등 참고 억누르는 법을 강요했다.
5. “이 XX야 내가 아직 있는데 문은 왜 잠그냐”
정우현 MP(미스터피자)그룹 전 회장은 계열사에 방문했을 때 정문이 닫힌 것을 보고는 경비원의 목과 턱을 두 차례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이어 정 전 회장은 또 한 번의 논란으로 ‘갑질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거머쥐게 된다.
그는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친인척의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이른바 ‘치즈 통행세’ 수법으로 이익을 빼돌렸다. 이에 불만을 품고 가맹점을 탈퇴한 업주들을 망하게 하기 위해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출점을 감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