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가 논의되는 가운데 양국이 모두 자국에서 공동위원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양국이 벌써부터 기 싸움을 벌여 귀추 주목된다.
14일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운영을 다룬 22.2조 4항 ‘나’는 “양 당사국이 합의하는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요청한 특별회기는 합의하지 않는 한, 요청을 받은 국가에서 연다는 의미다. 통상 매년 한 번 열리는 공동위원회 정기회기는 한국과 미국에서 교대로 개최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USTR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하자”고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개최를 주장한 것은 초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산업부는 규정대로 한국에서 개최하자고 요구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도 그 조항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워싱턴으로 박아서 요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실무 협의를 어디서 하느냐를 놓고도 기 싸움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산업부는 “조속한 시일 내 국장급 관계관을 미국에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 산업부 개최를 요청한 게 미국이고 한국은 급할 게 없는 만큼 실무 협의도 미국이 한국에 와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