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결국 파업을 택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실적이 반 토막 난데다 시장 점유율이 급락한 미국 시장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암초마저 생겼지만 사면초가의 회사 상황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나만 살겠다는 극단의 이기주의라는 지적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13일부터 이틀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5만2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투표율 89.01%, 전체 조합원 기준 찬성률 65.93%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오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과가 나온 다음날인 18일부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관련기사 8면
노조는 18일 중앙쟁의대위원회의를 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월15만4,883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은 물론 내수마저 뒷걸음질치는 사측이 이를 감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나설 경우 현대차는 6년 연속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일수(전면·부분)는 총 56일에 달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34만2,000대, 액수로는 7조3,0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파업의 충격이 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19만8,342대로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악이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강성인 미국 자동차 노조도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면 위기감을 느끼고 협력하는데 우리나라 노조는 나몰라라하며 자기 것만 챙기기 바쁘다”며 “1998년 외환위기의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강도원·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