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면세점 게이트 - 폐점 속출하나] 10개 업체 문 닫은 1995년 사태 재현되나 촉각

면세점 게이트로 가장 우려 되는 부문이 사업권 반납 혹은 취소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업계에서는 사드 보복 등이 겹치면서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면세점 업계의 2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 폭이 예상 수준을 넘어섰다. 롯데·신라 등 영업 경력이 오래됐고 국내인 기반이 탄탄한 면세점들은 그나마 15~25%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한화·두산·SM 등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규 면세점들은 40%에 육박하는 실적 하락을 겪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허권을 반납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중단하고 특허권을 반납했다. 오는 2019년 4월까지 특허 기간이 남았지만 무려 2년이나 당겨 반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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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공사와 계약한 임대 조건상 연간 250억원의 고정 납부와 매출 연동 납부 가운데 더 높은 것을 내게끔 돼 있는데 갤러리아 면세점은 금한령 이후 월 20억원의 매출도 못 거두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익을 250억원 이상 벌어도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마지막 카드로 지난달 제주공항공사에 한시적으로 매출과 연동한 임대료 납부만 받아줄 것을 요구했으나 공항공사가 이를 거절해 특허 반납 카드를 꺼낸 것이다. 중소 면세점의 경우 사정은 더 심각하다.

사실 면세점 위기는 이번 만이 아니다.

1989년에 시내면세점 29곳, 출국장면세점 4곳 등 모두 33곳의 면세점이 난립하다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줄줄이 부도를 맞거나 폐업한 전례가 있다. 특히 1995년 한해에만 10개 업체가 면세사업권을 반납한 적이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드 사태로 면세점 판도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는데 앞으로 도미노처럼 줄줄이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면세점 특허제도를 바꾸는 논의도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지난 12일 찾은 모 면세점 전경. 사드 보복에다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산한 모습이다./이지윤기자지난 12일 찾은 모 면세점 전경. 사드 보복에다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산한 모습이다./이지윤기자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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