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오는 20일 2·4분기 실적발표에서 1위 탈환을 목전에 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카드도 만년 2위에서 벗어나 카드사 1위에 도전장을 낸다. 업계 최초로 출시한 ‘올인원카드’로 본격적인 흥행몰이에 나서는가 하면 미국 카드 시장에도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진출하는 등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엔 핀테크와 글로벌 등 윤웅원(사진) KB국민카드 사장이 긴 호흡으로 추진해온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16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다음달 올인원카드 ‘알파원카드’에 가맹점별 맞춤 카드 자동 결제 서비스를 추가로 도입하고 새로운 광고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으로 영업 드라이브를 건다.
알파원카드는 KB국민카드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올인원카드로 모바일 앱 ‘K-모션’에서 여러 카드 중 하나를 주결제카드로 지정하고 오프라인에서 알파원카드로 긁으면 지정 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여기에 더해 편의점과 카페·주유 등 8개 업종 카테고리와 22개 세부 가맹점 종류에 대해 미리 특정 카드를 지정하면 그 가맹점에서는 주결제카드가 아닌 해당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오토체인지’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즉 해당 가맹점에서는 가장 결제·할인 혜택이 좋은 카드를 결제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켜서 결제카드 설정을 변경할 필요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이미 ‘알파원카드’는 발급 수와 이용액에서 호실적을 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원카드의 발급 수는 이달 중 10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카드를 발급한 고객들의 3개월 후 카드 이용률은 97%에 달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알파원카드 이용 고객들의 발급 전 3개월과 발급 후 3개월의 평균 카드 이용액을 비교한 결과 20%가 늘었다는 점이다. 알파원카드로 여러 장의 카드 혜택을 챙기기 쉬워지면서 고객들이 KB국민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이 늘어난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다양한 혁신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이에 별다른 홍보를 하지 없이도 입소문을 타고 발급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알파원카드에 적용한 앱카드 연동 대표카드 결제시스템과 결제방법에 대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6년 초 취임한 윤 사장의 경영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반응이다. 윤 사장은 평소 단기 실적 증가보다는 장기 경쟁력 증대를 강조해왔는데 이런 관점에서 알파원카드에 접목된 혁신기술에 주목해 조직적으로 상당한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진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4월에 미국 신용카드 전표 매입사인 UMS와 합작법인 설립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와 손잡으면서 업계 최초 미국 카드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앞으로도 윤 사장의 경영 시계는 계속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2·4분기에 KB금융이 순익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지주의 ‘1등 굳히기’에 대한 주요 계열사로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란 관측이다. 지난 1·4분기 기준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구매 실적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4.7%, KB국민카드가 17.8%로 7%포인트가량 신한이 앞서고 있다. 알파원카드 등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어낸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1위와 갭을 줄여가면 그만큼 지주 실적에 대한 기여도도 높일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 사장 취임 이후 국민카드는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등 추가적인 고객 확보와 내실 다지기에 힘써왔다”며 “임기 2년 차 하반기에 접어든 만큼 그동안 씨앗 뿌린 것에 대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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