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되는 SBS ‘SBS스페셜’에서는 ‘헌법의 탄생’ 편이 전파를 탄다.
▲ 2017년. 개헌이 화두다
2017년 3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 65조는 ‘대통령이 헌법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촛불의 힘은 어느 누구라도 헌법을 거스르면 심판을 받는다는 역사적 선례를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편으로는 고맙죠. 모든 국민에게 헌법을 알 수 있도록 헌법 교육의 장을 만들어준 아이러니가 있었잖아요”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청래-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은’ 대통령의 뼈아픈 실정(失政)이 우리 국민에게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줬던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선 ‘제왕적 대통령’을 낳은 우리 헌법이 문제라며 ‘개헌’을 말하고 있다.
“대통령제의 폐해가 단적으로 드러났고 또 그 폐해가 극복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이 대통령 제도로서는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게 역대 행복했던 대통령이 하나도 없었잖아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홍문종-
도대체 우리의 헌법은 뭐가 문제인 것일까?
▲ 권력자들의 정치 협상-1987년 헌법 탄생의 비밀
현행 헌법은 1987년 개정 및 공포되었다. 현행 헌법은 이전 헌법과 구별하기 위해 ‘1987년 헌법’이라 불린다. ‘1987년 헌법’은 전두환 독재 정권에 항거한 ‘6월 항쟁’을 통해 쟁취되었다. 당시 정치권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에 따라, 여야 8인 회담을 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 합의 하에 개헌을 했다. 당시 ‘1987년 헌법’은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와 엄격한 삼권분립, 그리고 기본권 강화를 골자로 했다고 발표됐다.
“김영삼, 김대중이나 우리 당 노태우 대표나 협상 안건에 관해서 세세한 걸 따지질 않더라고. 빨리 빨리 끝내라는 거야 대통령 하고 싶어서 그러는지 시시한 거 가지고 다투지 말래”
-8인 회담 민정당 대표 이한동-
“말이 개헌협상이지 정치협상이니까. 그 당시에는 뭐 첫째가 직선제고 둘째가 두 사람이 서로 한 번씩 가져와야 되겠다하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8인 회담 민주당 대표 이용희 (DJ계)-
“노태우 대표는 상당히 직선제 꺼려했어. 그러나 우리는 직선제 자신 있었다. 왜냐하면 6.29 선언 안에 DJ 사면복권한다는 게 들어가 있어. 신의 한수야, 그야말로.”
-8인 회담 민정당 대표 이한동-
“직선제 해도 대통령이 될 테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라는 얘기를 내가 많이 했죠. 내가 그때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을 때인데 1노 3김 대입해도 노태우 씨가 38% 안에서 당선이 되게 돼있어요.
-당시 민정당 여론조사 담당 김종인-
1987년 개헌에 참여했던 주역들은 대통령 직선제와 대통령의 임기에 집중된 개헌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개헌은 소홀히 다뤄질 수밖에 없었다. 헌법학자들은 그런 이유로 유신 헌법의 독소조항 등이 현행 87년 헌법에 여전히 남아 있게 됐다고 말한다.
▲ 1987년 헌법에 남아있는 과거의 잔재
1987년 헌법에 여전히 남아있는 군인 국가배상 금지법, 대통령의 긴급명령권, 공무원 노조 금지,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등을 헌법학자들은 문제가 있는 유신 헌법 조항들로 꼽고 있다.
”지금 우리는 박정희 세계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대통령이 하는 기본적인 행정 절차 조차도 박정희 시대 때 아주 강고하게 설계 됐다라는 거. 유신시대는 끝났지만 헌정 질서 상으로 봤었을 때는 박정희 시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심용환 (역사작가)-
어떻게 해서 국민의 요구로 쟁취한 새 헌법에 유신 헌법에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일까? 당시 개헌 협상에 나선 여야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권력 구조 개편’ 뿐이었기 때문이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 권력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개헌이 이용돼 온 역사에서 비롯된다.
”우리 헌법의 역사를 보면 참 치욕의 연장이었어요. 주인이 국민인데 국민이 깨어있지 않았을 때 다 당한 거예요. 헌법에 무슨 죄가 있어요. 자기네 정권 연장하는 유지하는 권력을 휘두르는 도구로 쓴 거예요. 헌법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희상-
대한민국 총 9차례의 개헌은 국민이 주체가 되어본 적 단 한 차례도 없다. 2017년 지금 또 다시 개헌이 화두에 올랐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헌이 될 것인가?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