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도서관이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無情) 초판본을 17일 공개했다.
무정 초판본은 고려대 교육대학원 졸업생인 국어교사 출신 유모(75)씨가 개인 소장하다 최근 이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광수는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126회에 걸쳐 ‘무정’을 연재했고, 이듬해 7월 18일 출판사 ‘신문관’이 초판본을 인쇄·발행했다.
무정 초판본은 이때 1,000부가 발행됐지만, 현재까지 전해진 초판본은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소장하는 1부가 유일했다. 그러나 현대문학관 소장본은 표지 장정(裝幀)이 유실된 상태였다.
이번에 고려대 도서관이 공개한 초판본은 표지와 책등, 판권지 등 상태가 온전해 1918년 발행 당시 모습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관계자는 “1910년대 발행된 소설들은 화려한 그림으로 이뤄진 통속적인 표지가 대다수였는데, 무정 초판본은 표지에 그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작가와 제목·발행사만 인쇄돼 이전 출판물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이번에 공개한 초판본은 판권지 면에 찍힌 스탬프를 통해 전북 전주시 대화정(大和町) 남문통(南門通)(현재 전주시 전동 지역)에 위치한 동문관(東文?)에서 판매된 서적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