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의 경우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추가로 부담할 비용이 2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이 같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채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17일 2006∼2014년에 고시된 최저임금을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률, 도소매업 조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 인상되면 인건비가 0.58%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적용한 결과 내년에는 인건비가 올해보다 2조1,606억4,000만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편의점 업계도 사정이 심각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은 3만3,000여개.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인건비만 1조원 이상이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이 조사한 결과 편의점 주요 업체 5개를 포함한 전체 편의점 업체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당장 내년부터 1조원을 넘어선다. 업계가 제시한 편의점 점포 운영 기준에 따르면 보통 하나의 점포에 하루 동안 7명의 직원(주간 5명, 야간 2명)이 일한다. 주간 근무의 경우 현재 통상임금보다 1,060원 늘어난 7,530원, 야간의 경우 1,590원 증가한 1만1,295원을 지급하게 되면 전국 3만3,000여개 편의점에서 하루에만 36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이 부담돼 문을 닫거나 아르바이트생 수를 줄이는 점포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주요 3사의 경우 현재 최저임금보다 다소 높은 액수를 시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들 3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될 금액만 무려 7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정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250억~300억원, 롯데마트가 1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사 영업이익이 9,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8%의 이익 감소를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이날부터 인사담당자들이 부담액을 추산하기 시작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결국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되레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 유통업계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며 “급여는 물가상승분에 맞춰 올려야 하고 여기에 따라 소비가 활성화돼야지 지나치게 급격한 인상은 되레 소비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치킨·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롯데리아의 경우 자사가 운영 중인 7개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1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곧 점주들이 가맹 본사에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을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고 정상화된 1개 점포 기준으로 백화점은 4%, 대형마트 16%, 기업형슈퍼(SSM)는 17%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편의점은 예상보다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가맹점주 순수입은 전년 대비 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경환·박준호·이지윤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