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조업체들이 디즈니와 협업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20~30대 키덜트(Kidult·아이와 같은 감성을 가진 어른)들이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오르자 기업들이 디즈니가 판권을 보유한 마블 캐릭터를 활용해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콘텐츠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에서 2015년 7,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20~30대 키덜트들이 캐릭터를 활용한 용품에 관심을 보이며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중견기업들도 디즈니가 판권을 보유한 마블이나 스타워즈 캐릭터를 적용한 신제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팅크웨어는 최근 블랙박스 업계 최초로 마블 히어로 캐릭터인 아이언맨을 활용한 블랙박스 ‘QXD1000 알파 아이언맨 에디션’을 2,000대 한정 출시했다. 자동차 필수품인 블랙박스에 캐릭터를 입혀 20~30대 키덜트를 공략할 계획이다.
유진로봇은 지난달 마블 캐릭터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의 모습을 구현한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젊은 남성들을 겨냥해 제품을 기획했다”며 “최근 3주간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일반 제품보다 디즈니 캐릭터가 적용된 제품이 2~3배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필립스코리아는 올 4월 스타워즈 캐릭터를 적용한 면도기, 필립스라이팅은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발광다이오드(LED)조명을 출시했다. 원래는 한정판만 출시하려고 했으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확대해 판매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지난 달 말에 자외선차단제, 메이크업 아이템 등에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마블의 캐릭터들을 담아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중견업계는 당분간 디즈니와의 협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여름을 전후해서 마블 관련 영화도 많이 개봉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중견 기업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