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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경찰’ 첫방] 제작진 개입↓·진정성↑…‘본격 순경 라이프’ 시작

웃음을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진다. 제작진의 개입이 거의 없는, 시골 경찰들의 리얼한 푸근함이 지친 월요일 오후를 훈훈하게 채웠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시골경찰’에서는 진안군 용담면 노온 마을에 도착한 네 남자 신현준, 최민용, 오대환, 이주승의 모습이 그려졌다. 난생 처음 정복 착용부터 임명식까지, 네 배우의 시골 경찰 적응기가 주된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마을을 지키는 어르신들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살피려는 기획 의도가 훈훈했다.




/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


MBC에브리원 ‘시골경찰’은 연예인들이 직접 진안경찰서 관할 치안센터의 순경으로 생활하며 진안의 모든 민원을 처리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사건 사고 없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출연진들이 경찰관으로서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며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채운다.

본격적인 촬영 전 모인 네 사람은 뜻밖의 공통점으로 묶였다. 배우임과 동시에 악역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 악역으로 데뷔한 신현준부터 사이코패스로 열연한 이주승, 악역 전문 배우 오대환까지 고개를 끄덕일 만 했다. 최민용은 조금 특별한 사례였다. 이미지가 ‘그냥 나쁜 놈’이라는 이유였다.

첫 촬영 날, 가장 먼저 도착한 이주승은 제작진도 동료 출연진도 보이지 않는 진안경찰서 앞에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이어 도착한 최민용과 신현준도 안내해주는 제작진이 없는 상황에 당황해할 뿐이었다. 이 때, 시골경찰을 마중 하러 나온 진짜경찰이 세 사람을 용담치안센터로 안내했다.

진안 고원은 전북의 동부 산악권에 속하는 곳으로, 전북 내 인구 최고령 지역이다. 진안경찰에서도 30km정도 떨어진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네 사람은 단순히 체험이 아닌 진짜 순경이 되어 이웃 어르신들의 치안을 돌봐야만 한다. 그에 앞서 첫 미션, 순경 임명식부터 무사히 치러야 했다.

뒤늦게 합류하기로 한 오대환을 제외하고, 세 남자들은 숙소에 걸려있는 정복을 보고 감격스러워했다. 최민용은 “가슴에 팍 꽂히더라”라고 입을 열었고, 이주승은 “무거웠다.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고 진심을 드러냈다. 정복에 담긴 책임감과 사명감을 점차 알아갈 시골경찰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네 사람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케미도 일품이었다. 막내 이주승은 슈퍼에 가기 위해 호기롭게 자전거를 탔으나 막상 지갑을 챙기지 않는 허당미를 보여줬다. 신현준은 오대환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아프다고 한 후 닭가슴살과 꽈리고추를 사오라고 은밀히 지시했다. 이후 오대환이 심부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자 동생들 대신 손수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


분주하게 식사 준비 중인 네 사람의 숙소에 이웃 어르신들이 방문했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하기 전부터 어르신들과 함께 막걸리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았다. 도심을 떠나 시골 밤하늘을 보며 보내는 모처럼의 평화로운 시간들이었다. 이후 정복 앞에서 설레어하던 네 사람은 인증샷까지 찍은 후에야 다음날 있을 임명식을 위해 경찰가를 외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임명식의 날이 밝았다. 신현준은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전, 총각김치 등 여러 재료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끓여 맛있는 한 상을 차렸다. 여유롭게 밥을 먹던 네 사람은 보다 못한 제작진이 8시 20분 버스를 타야한다고 재촉한 후에야 나갈 채비를 시작했다. 그 와중에 오대환은 빨랫비누로 세수를 해 깨알같이 웃음 포인트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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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네 사람은 순경 임명식에 임했다. 전날 수도 없이 연습했음에도 여전히 맞지 않는 음정 때문에 여러 번 경찰가 제창을 반복했다. 서장이 등장한 후부터는 분위기가 더욱 진지해졌다. 선서까지 무사히 끝낸 후 앞으로 많은 것들을 알려 줄 경찰 멘토와의 만남도 가졌다.

진안경찰서만의 독특한 신고식도 있었다. 쓰디쓴 진안 인삼을 시식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깊은 의미가 녹아있었다. 앞으로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경찰 생활에서 인삼의 쓴맛을 기억하며 초심을 잊지 말라는 뜻이었다. 오대환은 “열이 많아서 인삼을 먹으면 안 된다”고 살짝 투정을 부렸지만 네 사람 모두 신고식을 무사히 통과했다.

임명식을 마친 시골 경찰들을 기다리는 것은 진안경찰서 동료들의 깜짝 선물이었다. 모든 동료들이 복도에 모여 시골 경찰들의 첫 시작을 박수로 응원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골 경찰들은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뜨거운 박수로 환영받은 시골 경찰들의 마음가짐은 어느 때보다 진중하고 단단했다.

먼저 최민용은 “감격스러웠다. 장난이 아니구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주승도 “리얼이니까 뭔가 더 와 닿는 게 큰 것 같다. 그 무게를 감당하려면 진중하고 진지하게 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대환은 “직원들이 서서 박수를 쳐주시는데 놀랐다. 갑자기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덧붙였고, 신현준은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들었다”고 마무리했다.

/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사진=MBC에브리원 ‘시골경찰’


첫 방송인만큼 시골 경찰로서 본격적인 생활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마을 어르신들과 화합하고 순경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마음을 다졌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진 것은 네 배우의 진심이었다. 예능을 통해서 도전하는 것이지만 경찰이라는 직업은 파급력이 큰 만큼 가볍게 도전해서는 안 되는 것. 정복을 입은 뒤 경찰가를 부르고 선서를 하는 과정은 네 사람을 경찰이라는 직업에 몰입하게 했다.

여기에는 제작진들의 방임형 촬영도 한 몫 했다. 네 사람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현장에서 제작진은 물론, 카메라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완벽하게 벗고 경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통했다. 신현준은 정복을 보며 돌아가신 군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는 등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진심을 자연스레 흘려보냈다.

실제 현장에 투입된 네 사람의 본격적인 순경 생활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꾸밈없이 진심으로 임함으로써 가벼운 웃음보다는 마음을 울리는 감동과 재미를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도시 경찰’이 아닌 ‘시골 경찰’인 만큼 지역의 특수성을 한껏 살려 보다 따뜻한 나눔의 정을 실천하는 예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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