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지금까지는 1차 협력업체 위주로 지원이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2·3차 협력업체로도 지원 대상이 크게 확대되고 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선순환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20일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대 초반부터 1차 협력사 위주의 상생협력 활동을 추진, 이들 업체의 매출과 자산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으나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 유도에는 한계가 있어 이번에 진일보한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은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함께 △1차와 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로 구성됐다.
우선 부품산업 내 지원 대상을 현행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로 대폭 확대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2·3차 협력사의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을 신규 출연해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한다.
2·3차 협력사의 경영개선 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현대·기아차의 예탁금을 활용해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제도로, 시중 금리 대비 1.5% 우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 500억원과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 1,000억원 등 1,500억원의 신규 지원이 추가되면서 현대차그룹의 1·2·3차 협력사 대상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협력사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는 ‘상생협력센터’(가칭)가 건립된다. 연건평 7,600평(4층) 규모로 지어지는 상생협력센터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시행, 우수기술 전시 등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5∼7개월간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 지도활동을 하는 현행 품질기술봉사단도 확대 운영된다.
2·3차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부품 로드쇼 정례화 등을 통해 해외 메이커와의 거래 확대를 추진하고 사전 컨설팅, 인허가 코칭 등 해외 진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협력사들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도록 기존의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는 한편 별도의 2·3차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안산, 울산 지역에서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1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상생협력 관리체계도 새롭게 구축한다. 우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해 하도급 대금 지급, 원자재가 정상 지급 여부 등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활동 점검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우수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미진한 업체는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2·3차 협력사에 대한 1차 협력사의 육성활동 정도를 평가해 신차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현대·기아차와 1·2차 협력사가 함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상생협의체도 신설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