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술 산업은 소비 부진 등과 맞물려 고전을 겪고 있다. 술 시장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증류식 소주 대중화’다. 이런 가운데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가 올해 첫 100억 원대로 세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가 ‘고급 술’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층도 찾는 소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증류식 소주 출고 규모는 지난 2015년에 1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의 영세 양조장까지 모두 합한 결과다. 주요 업체들의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올해 100억 원대 입성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증류식 소주를 생산하는 주요 5개 업체 매출은 지난 2015년 70억 원에서 지난해는 전년대비 약 21.4% 늘어난 85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첫 세 자릿수 시장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사실 과거에는 ‘증류식 소주 = 고급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 들어 소비하는 장소와 연령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증류식 소주는 지금까지 일식, 한정식 등 고급 식당에서 주로 소비됐으나 최근 들어 강남, 홍대 등 젊은 층이 주로 드나드는 술집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토닉워터 등 탄산주와 섞어 흡사 칵테일처럼 먹는 방법이 퍼지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광주요그룹 ‘화요’와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가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강 구도에 롯데주류 ‘대장부’, 국순당 ‘려’ 등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선두 업체인 화요의 경우 지난해에만 61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증류식 소주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가격을 낮춘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주류 ‘대장부’는 25도의 ‘대장부’와 더불어 21도짜리 ‘대장부21’을 통해 대중음식점 시장을 공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수요는 많은데 생산 가능한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