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사상 두 번째로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람 나트 코빈드 후보가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메이라 쿠마르 전 연방하원 의장을 제치고 65.6% 득표율로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코빈드 당선인은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에 이어 오는 25일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코빈드와 쿠마르 후보 모두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는 달리트 출신이어서 이번 선거가 특히 주목 받았다. 여야 대통령 후보 모두가 달리트 출신이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빈드 당선인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두 차례 상원의원을 지낸 뒤 비하르 주 주지사를 역임했다.
인도는 의원내각제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은 실질적 권한이 크지 않고 대부분 의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대통령 선출방법도 국민 전체가 투표하는 직선이 아니라 연방 상원·하원 의원과 주의회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헌법상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자 국가 원수로 규정돼 있으며, 사면권·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해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다. 또 사회 소수자에 해당하는 인물이 대통령에 선출돼 사회통합의 상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달리트 출신으로는 지난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이 처음 선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