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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동하 “지창욱은 정말 좋은 배우…많이 배웠던 시간”

배우 동하가 연기한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속 연쇄살인마였던 정현수는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결코 쉬운 역할이 아니었다. 동하는 미묘한 표정의 변화로 특유의 섬뜩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고, 후반부로 갈수록 눈빛에 광기를 담아내면서 ‘스릴러’의 스위치를 제대로 켰다.

“정말 많은 분들께서 칭찬을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최대수혜자’라는 수식어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얼떨떨하고요. 좋게 봐주시는 것은 너무 감사한데, 아직 저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 같아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제가 좋아하는 만큼 연기에 대해 열심히 열정을 쏟아 부었습니다. (웃음)”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수상한 파트너’ 속 정현수가 돼 진심으로 분노하고 또 절망하면서 감정을 소비해 왔던 동하였던 만큼. 배역에서 빠져 나가는 일은 여간 쉬운 것이 아니었다.

만약 지금 누가 ‘컷’을 외치면 바로 연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현수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또 빠져들었던 동하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수상한 파트너’ 촬영이 끝난 뒤 집에서 멍하니 있기도 하고, 다른 작품의 대본도 보고, 게임도 하는 등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힘든 건 정말 처음이에요. 사실 드라마를 찍는 중간에 자다가 악몽을 꿔서 울면서 깬 적도 있어요. 그만큼 힘들고, 이 여파는 아직도 완전히 떨쳐지지 않네요.”

동하에게는 쉽지 않은 ‘수상한 파트너’였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그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이유는 바로 ‘함께 한 사람들’이었다. ‘수상한 파트너’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궁금해 하자 동하는 “정말 짜증을 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말 즐겁게 촬영을 했었어요. 제가 감정신이 비교적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현장 분위기도 조용해지면서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어요. 정말 함께 해서 즐거웠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어요. (웃음)”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많은 배우들 중에서 동하와 가장 격렬하게 연기호흡을 맞춘 배우는 바로 검사 노지욱을 연기했던 지창욱이었다. 노지욱의 집요하면서도 노련한 압박 심문과, 이를 통해 자신이 정의를 심판하는 살인자가 아닌 자신이 짝사랑한 피해자의 강간 공범 중 한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정현수의 법적 공방은 ‘수상한 파트너’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발성과 대사전달력, 표정과 눈빛 모든 것이 완벽했던 동하와 지창욱은 마치 연기대결을 하듯 분위기를 장악했고, 이들이 만들어낸 긴장감은 브라운관을 넘어 안방극장까지 사로잡아 버렸다. 동하에게 ‘수상한 파트너’ 시청자들 사이 노지욱과 정현수의 법적 공방이 명장면으로 꼽힌다고 말하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창욱이 형이 잘 해준 것”이라고 모든 공을 지창욱에게 돌렸다.

“창욱이 형이 정말 잘 해줬어요. 창욱이 형과 붙는 신이 많았는데, 정말 재미있는 형님이고 또 연기를 진짜 잘한다.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창욱이 형님 덕분에 그림이 조금 더 예쁘게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하. 정말 창욱이 형을 믿고 연기를 했어요. 제가 연기로 어떠한 것을 던져, 늘 항상 그 이상의 것이 돌아왔거든요. 제가 던진 만큼 돌아오니, 원투 펀치를 주고받듯 연기가 계속 이어졌고, 그만큼 정말 재미있었어요. 형과 연기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불안하다는 생각한 적은 없었고, 진짜 간만에 무척 행복했어요.”

지창욱과의 호흡이 좋았던 동하는 “종방연 때 우리가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작품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려면 지창욱이 곧 입대를 하니, 적어도 2년 뒤에나 만나겠다고 했더니, 동하는 언제가 돼도 좋으니 지창욱과 다른 작품에서 꼭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창욱이 형의 특기가 있어요. 제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 중 하나인데, 표정을 많이 쓰지 않아도 모든 감정이 표현이 되는 것이 무척 부럽더라고요. 형과 연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동하는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기억에 담을 작품 하나를 또 하나 남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하는 ‘수상한 파트너’만 특별한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기가 출연했던 작품 모두 시청률이 높건 낮건 간에 소중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그 어느 하나만을 ‘특출난’으로 꼽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극찬을 받아 감사한 일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풀어진다면 분명 겸손해지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틈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사람들의 칭찬에 마냥 좋아하기 보다는, 그냥 무덤덤하고 겸손하게, 바뀌는 것이 없이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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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는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알아봐 주시니 좋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밖에 있을 때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고…그러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드라마가 잘 되기는 했나보다’ 싶어요. (웃음)”

동하는 결코 반짝 스타가 아니었다. 2009년 KBS2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로 데뷔한 동하는 이후 SBS ‘황금의 제국’ ‘쓰리데이즈’ MBC ‘화려한 유혹’ KBS2 ‘뷰티풀 마인드’ 등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쌓아왔다. 굴곡 없이 꾸준히 달려온 동하는 2017년 KBS 드라마 ‘김과장’과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알리는데 성공했다. 배우로서 꽃봉오리를 피우기 시작한 동하였지만, 그는 지난 시간들을 ‘무명’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높든 낮든, 자신이 했던 모든 작품이 소중했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이었다.

“늘 진심을 다 해서 노력했어요. 만약 10년 전에 저를 봤던 사람이 저를 본다면, 지금의 제 모습이 좋은 쪽으로, 혹은 나쁜 쪽으로도 바뀌었다고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누가 보든 보지 않던 간에 늘 계속 연기를 해왔었습니다.”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동하는 “연기가 제상에서 제일 좋다”고 말했다.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되물었더니, 그는 눈을 빛내면서 “이유가 있다”고 답했다.

“사실 연기 외 다른 것에 흥미가 없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요. 사실 이전에 너무 배가 고프고, 돈도 못 벌고 그래서 다른 일을 찾아볼까 싶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둘러보니 하고 싶은 것은 물론이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현장에 나가서 너무 피곤하고, 머리가 하얗게 될 정도로 졸리더라도, 이상하게도 카메라가 돌면 정신이 맑아져요.(웃음)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제 인생에서 연기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싶어요.”

‘수상한 파트너’가 끝난 뒤 동하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 어떤 것보다 정현수라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었다.

“그냥 쉬고 싶어요. 누워서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천장을 보는 것이 요즘의 낙이에요.(웃음)”

물론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다시 일을 할 수도 있다는 동하에게 만약 작품이나 장르를 선택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무엇이든 다 하고 싶지만, 그 중에서도 굳이 꼽자면 로맨틱 코미디 혹은 로맨스였다.

마지막 가는 길 동하에게 꿈, 그의 인생의 목표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에 첫 번째이자 가장 강렬하게 바라는 소망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꼽았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이 있는데, 현재는 그냥 막연한 꿈인데, 영화를 연출하고 싶어요. 제가 연출한 작품이 스크린에 걸렸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공부도 꼭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서, 일단 이 부분부터 이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영화감독은 현재까지는 정말 막연한 꿈인 것 같아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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