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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 문정동 보금자리주택 -"공공임대, 주거 외 다양한 기능 결합..지역 거점 거듭나야"

설계자 신승수 디자인그룹 오즈 건축사무소장





“공공임대주택은 주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과 결합된 지역의 거점이 돼야 합니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인 ‘문정동보금자리주택’을 설계한 신승수 디자인그룹 오즈 건축사사무소 소장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정작 공공임대주택 설립이 추진되면 “집값 떨어진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뿌리 깊은 선입견이 그러한 반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신 소장은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공공임대주택과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함께 공급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 다르다”며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대규모 아파트단지 내부에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지는 반면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에는 그러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지역 공공시설과 함께하는 대안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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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보금자리주택은 외관·입지·내부구조를 일반적인 공공임대주택과 차별화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 사례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신 소장에게는 문정동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1층에 지역주민들도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이 갖춰져 있긴 하지만 현행 법·제도의 제약 때문에 보다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결합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앞서 주변 지역의 여건을 감안한 기획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신 소장은 “예전에는 넓은 부지에 별다른 기획 없이도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특히 수도권에서는 그럴 만한 공간을 찾기 어렵다”며 “소규모 부지를 활용해야 하는데 그런 곳일수록 주변 건물들과 가깝게 붙어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 여건에 대한 고민을 통해 어떠한 유형의 건축물이 적합한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공임대주택의 주요 문제점으로 품질 저하가 꼽히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간임대주택 수준으로 임대료가 높아지면 거주자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민간과 경쟁하는 구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구성이 높은 자재 사용 등 주거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품질은 갖춰야 하지만 무엇보다 저소득층의 주거 복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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