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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해킹 원천차단’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 성공

SK텔레콤, ‘해킹 원천차단’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 성공




양자암호통신의 대중화를 위한 핵심 장비가 개발됐다.


SK텔레콤[017670]은 초소형 양자난수생성 칩(chip)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1일 분당 사옥에서 언론에 공개된 이 제품은 양자암호통신의 핵심 장비인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비메모리 반도체 칩 형태로 구현했다. 칩 크기는 5x5㎜로 지금까지 나온 양자난수생성칩 가운데 가장 작다.

양자암호통신은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한 통신 암호 기술로, 양자의 움직임으로 만든 난수로 정보를 암호화한 뒤 빛 알갱이(광자)에 실어 보낸다.

기존 광통신과 달리 다수의 빛 알갱이가 아닌 단일 광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3자가 중간에서 정보를 가로채려 할 경우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암호통신을 위해서는 양자난수생성기를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등에 탑재해 예측 불가능한 난수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양자난수생성기는 사이즈가 크기가 크고 가격대도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해 일반 제품에 탑재하기 어려웠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양자난수생성 칩은 손톱보다 작은 크기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드론은 물론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 가격은 수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칩 형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탑재해야 하지만, USB 형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은 복수의 보안업체와 손잡고 양자난수생성 칩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해외 광통신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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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중계기를 개발해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혀온 통신 거리의 한계도 극복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단일 양자 수준의 미약한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80㎞까지만 전송이 가능했지만, SK텔레콤은 지난달 통신 거리를 120㎞까지 넓힌 전용 중계장치를 개발했다. 중계장치를 여러 개 연결하면 통신 거리를 수백∼수천㎞까지 늘릴 수 있다.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에 힘을 쏟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 컴퓨터 시대에 필수적인 보안 기술로 꼽힌다.

현재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 공인인증서 등에 활용되는 암호체계는 일정한 형태가 있는 유사 난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양자 컴퓨터의 연산 능력으로 충분히 풀 수 있다.

반면 양자난수생성기가 만드는 난수는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다. 그만큼 해독하기 어렵다. 해킹 우려가 커지는 IoT 기기에 적용하면 보안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우리로·우리넷·코위버·쏠리드 등 중소기업들과 함께 원천 기술과 상용 시스템 개발에 힘써왔다. 작년 2월에는 분당 사옥에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마련했다. 같은해 6월에는 세종시 상용 LTE망 유선 구간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해 하루 최대 35만 가입자의 데이터를 양자암호화해서 전송하고 있다.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양자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보안 기술이 필요해 양자암호기술 연구를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상용화를 위한 칩을 제작하고, 내년부터 IoT와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기기와 결합한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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