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삼성전자 딜레마에 빠진 중소형주 펀드

삼성전자 등 대형주 편입으로 수익률 회복했지만…비중 줄이면 자금이탈 시달려

1


중소형주 펀드가 대형주만의 상승장에 견디지 못해 삼성전자를 편입해 수익률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 회복 후 삼성전자의 비중을 다시 줄이자 이번에는 자금이탈에 시달리는 딜레마에 빠졌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12%, 최근 3개월간 약 8% 상승했다. 1·4분기 줄곧 마이너스를 나타내던 자금 흐름은 4~6월간 각각 71억원, 375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7% 상승한 ‘NH-아문디 Allset성장중소형주’는 삼성전자 비중을 같은 기간 2% 포인트 늘렸고 자금을 326억원이나 끌어모았다.


최근 중소형주 펀드의 상승세는 아이러니하게도 코스피 초대형주인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중소형주 펀드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주 장세에 소외되며 올들어 지난해 유입금액(2,943억)의 56%에 달하는 1,659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익률 하락을 위한 특단의 조치는 삼성전자 편입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대신성장중소형주’와 ‘맥쿼리뉴그로쓰자 ’는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을 1월 초 대비 5월 초 각각 7%포인트, 3%포인트 늘렸다. 자산운용사는 관계자는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저조해 단기 전략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편입했다”고 자금 유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대형주 상승세에 힘입어 수익률을 끌어올린 후 다시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찾아 운용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으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해당 대형주 비중을 줄이면 당장 자금이 빠져나가는 부작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NH-아문디가 이달 들어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0으로 낮추자 3개월 만에 자금이 87억원 유출됐다. 대신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고 SK하이닉스를 17% 담는 전략으로 간신히 자금 유출을 막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 전체적으로 6월 들어 876억원이 유입됐으나 이달 다시 726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하반기에는 코스피 상승에 힘입어 중소형주도 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소형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에 의한 ‘낙수효과’라며 펀드에 대해서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중소형주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동반 상승하는 정보기술(IT)업종만 강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반도체 업종이 전반적으로 최고점을 다시 쓰고 있기 때문에 편입 종목이 해당 업종에 쏠린 펀드는 수익률이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현 정부 국정 계획에 따라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서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