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상반기 매각을 추진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매각을 늦추고 있습니다. 증시 호황에 수익 개선이 기대되면서 몸값을 더 키운 뒤에 매각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경영권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까지 진행했지만 최근 매각을 늦추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보유 중인 4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의 75% 정도를 손실로 인식하고, 지난 5월 단행한 희망퇴직의 위로금까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385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이 비용을 청산하고 회사 가치를 높여 다시 매각에 나서는 것이 하이투자증권의 복안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달 아프로서비스그룹과의 본계약 협상을 보류한 이후 경영권 매각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차이가 크고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가 불확실했던 것이 M&A 무산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매각을 재검토 하는 데에는 증시 활황이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올 1분기 순이익이 약 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느는 등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2,450선을 넘는 코스피 호황을 기회로 몸값을 더 높여 다시 인수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2년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골든브릿지증권도 연초 대비 주가가 65%가량 오르는 등 증권 업종의 주가가 증시 활황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인수합병 대기 중인 증권사들의 매각 일정을 늦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 상승이 증권사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증시가 언제 조정 국면에 들어설 지 알 수 없어 마냥 매각을 늦출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8월 2일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하는 SK증권의 움직임을 보며 중소 증권사들이 매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