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한목소리로 "살려라" 외쳤던 英 아기, 결국 연명치료 포기

세계서 16명뿐 희소병 찰리 가드

"실험적 치료 적용도 늦어" 진단에

부모 치료 포기·재단 설립 준비 나서






희소병을 안고 태어난 지 열 달 만에 연명치료 중단 판결로 짧은 생을 마칠 위기에 처한 영국 아기 ‘찰리 가드’의 부모(사진)가 결국 연명치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으로 뇌 손상을 입은 가드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는 24일(현지시간)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성명을 내고 실험적 치료법을 적용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진단을 존중해 연명치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태어나 첫돌을 앞둔 가드는 세계에서 16명만 앓고 있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런던의 한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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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그러나 가드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부모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으나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치료를 시도하겠다며 거부했다.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가드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지만 가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여론에 밀린 영국 법원은 결국 의료진이 합의한다면 재심에서 기존의 판결을 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미치오 히라노 교수는 가드를 실험적인 ‘뉴클레오사이드 치료법’으로 치료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지난주 가드를 진단한 히라노 교수는 실험적 치료를 적용하기에도 너무 늦었다고 판단했고 이런 소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가드의 부모는 울먹이며 “우리는 이제 2주도 남지 않은 첫 생일을 맞지 못할 수도 있는 아들과 마지막 소중한 순간을 함께 보내려 한다”며 가드 같은 아기들을 위한 재단 설립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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