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달리는 멕시코 국채, 지금 올라타도 될까

작년말 대비 1년물 수익률 9%

"중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있지만

NAFTA 재협상 등 리스크 주의"





최근 주요 증권사 지점에 멕시코 국채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수익률 상승세가 꺾인 브라질 국채의 대안으로 멕시코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멕시코 국채의 최근 상승세는 지난해 말 페소화 가치 급락에 따른 차익 매수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대통령 선거 등 향후 1년여간 페소화 가치를 흔들 이슈가 많은 만큼 단기 변동성에 주의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지난 24일 기준 멕시코 국채 1년물 수익률은 9.22%다. 지난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낸 브라질, 러시아 채권이 같은 기간 27%, 0.25% 하락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멕시코 채권 수익률을 결정하는 페소화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약세를 이어갔다. 당시 나프타 탈퇴, 국경장벽 건설, 불법이민자 추방 등 멕시코 경제를 위기로 내모는 미국의 정책이 부각된 탓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반멕시코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페소화 가치는 빠르게 회복했다. 정치 이슈로 과도하게 저평가된 통화 가치가 차익매수 덕분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수익률이 궤도에 오르자 국내에서도 최근 고점을 향해 달리는 주식시장 대신 채권 투자를 노리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커졌다. 수요가 늘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멕시코 국채 판매를 시작했다. NH투자증권도 멕시코 관련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 국채가 중장기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지만 하반기 수익률을 흔들 이슈가 많은 만큼 ‘악재는 여전하다’는 의견이 많다. 멕시코 경제는 1994년 체결된 나프타 수혜가 매우 큰데 8월부터 재협상이 시작된다. 이 경우 수혜 못지않게 타격도 클 수 있다. 주형래 삼성증권 연구원은 “멕시코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62%로 유동성이 높아 대외 충격에 취약하다”며 “멕시코 중앙은행이 일곱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해 페소화를 원상복귀 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과 수입이 모두 미국에 집중돼 장기적으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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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 선거도 이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프타 재협상 개시 시점이 불명확해 기업의 투자 결정 지연이 멕시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오는 2018년 7월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당선되면 시장 친화적 개혁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거시경제를 유지하고 있고 성장률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도 가시화하고 있어 중기적으로는 양호한 수익률이 예상된다. 신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2018년부터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고 나프타 재협상과 대선이 마무리되면 페소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멕시코 채권 투자는 중기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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