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암 투병 끝에 사별한 아내의 유언을 지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한 80대 기초생활수급 장애인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사하구에 거주하고 있는 최식만(88)씨다.
26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부의사를 밝힌 최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사하구 자택에서 성금 110여만원을 전달했다. 이번에 기탁된 성금은 후두암과 간암, 당뇨합병증으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해야 했던 아내처럼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난치병 학생을 위한 치료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면서 방광암으로 인해 장애를 가진 최씨는 본인도 매월 생계 수급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몸이기에 기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내의 유언을 지키고 나눔의 증표를 아내에게 전하기 위해 최근 기부의사를 전해왔다. 최씨는 “할마이가 참 많이 아팠습니다. 마지막까지 본인보다 어려운 사람들 생각하고 남긴 유언인데 허투루 써서야 하겠습니까”라면서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난치병으로 힘들게 투병 중인 아이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하늘나라에 있는 할마이도 참말로 좋아할겁니다”라고 말했다.
박은덕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마음을 전해주신 최식만님과 작고하신 아내분의 나눔 실천에 존경을 표한다”며 “이번 성금이 밀알이 되어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이 완치돼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4월부터 ‘난치병학생돕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기업과 시민들의 소중한 나눔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