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희생 기리며...화천군, 9년째 '유학 보은'

6·25참전 에티오피아군 후손 룰루씨 등 153명 학비·생활비 혜택

에티오피아 유학생 아디스 룰루에티오피아 유학생 아디스 룰루


“대한민국과 세계 평화를 지켜낸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27일 에티오피아에서 온 유학생 아디스 룰루(26)는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룰루는 할아버지인 게브레셀라시에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이 인연이 돼 명지대에서 유학하고 있다. 강원 화천군과 대학 측이 학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해줘 한국 유학이 가능했다. 화천군은 지난 2009년부터 9년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을 해왔다.

관련기사



이 사업은 6·25전쟁 때 한국을 지켜준 참전국 용사들에게 진 빚을 갚는 보은 사업이다. 화천 지역은 참전국 용사들이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치렀던 곳. 그중에는 에티오피아 젊은이들도 있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최고의 엘리트였던 황실근위대 소속 정예부대인 ‘칵뉴’ 부대원 6,037명을 파병했다. 화천 지역은 이들이 처음으로 교전을 벌인 곳으로 당시 에티오피아 군인은 양구와 철원 등에서 122명이 전사했다.

화천군은 당시 참전용사 대부분이 가난을 벗지 못하고 후손들도 학업에 어려움을 겪자 그 희생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후손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최문순 현 화천군수가 주민생활지원실장이던 2009년 사업이 시작돼 매년 현지를 직접 찾아가 참전용사 후손 가정을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한국으로 올 유학생도 선정하고 있다. 현재 153명의 현지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연간 8,300만여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지원한 학생은 총 215명이다.

최 군수는 “6·25년 참전 60주년을 앞두고 2009년 희생에 대한 보은으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에티오피아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고 미래에 도움을 주고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어려운 시절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우리가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켜줄 차례”라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