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가 진화하고 있다. 휴대가 간편한 초소형 미니빔부터 대형공간·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광량 제품, 공간 제약없이 스크린 바로 위에 설치돼 투사된 영상을 화이트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터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동안 프로젝터를 사용하려면 일단 주변의 빛을 차단해 공간을 어둡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프로젝터는 주로 가정용이나 혹은 회의실에서 사용하는 정도로 생각해온 게 현실이다.
하지만 6,000 루멘(lm) 이상의 고광량 프로젝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콘서트홀, 대회의실 같은 대형 장소는 물론 실외에서도 깨끗하고 또렷한 화면 구사가 가능하다.
엡손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레이저 광원을 탑재한 2만 5,000 루멘의 고광량 프로젝터 EB-L25000U를 출시했다. 독자적인 기술인 3LCD 반사 패널과 레이저 광원이 적용돼있어 별도 램프 교환 없이도 약 2만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또 360도 회전 가능한 렌즈가 탑재돼 프로젝션 맵핑, 사이니지 등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구현하는데도 손색없다.
프로젝터 크기에 있어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보통 프로젝터라 하면 어느정도 무게가 나가고 일정 공간을 차지하는 전자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 다시 미니빔 시장에 발을 들인 삼성을 비롯, 최근 다양한 초소형 프로젝터의 출시가 잇따르는 상황을 보면 말이 다르다. 특히 급증하는 캠핑족 등을 겨냥한 소형화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지난 5월 출시한 벤큐의 미니 빔프로젝터 GS1은 배터리 포함시 총 규격이 146mm x 139.2mm x 65.7mm이다. 무게는 570g으로, 내장된 배터리로 최대 3시간 연속으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자체 스피커 2개가 탑재돼 있고 휴대용 제품인 만큼 60cm 높이에서 떨어져도 견디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소니는 가정용 캠코더 내에 프로젝터를 내장, 캠핑족을 중심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화면 투사를 넘어 추가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프로젝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엡손의 인터랙티브 초단초점 프로젝터 EB-1460Ui는 전원을 켬과 동시에 디지털 화이트보드로 사용할 수 있다. 프로젝터가 투사하는 콘텐츠 위에 문자나 도형을 입력하는 인터랙티브 기능으로 참석자들의 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전용 펜뿐만 아니라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편리하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 교육 현장이나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더 놀라운 점은 일정거리를 두고 프로젝터를 설치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스크린의 바로 위, 옆 등에 설치할 수 있어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최대 100인치의 대형화면을 투사할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PMA(Pacific Media Associates)는 아시아 프로젝터 시장(레이저 및 램프 프로젝터 분야 기준)이 2017년 19만7,000대에서 2021년에는 44만5,000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젝터 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 기술 발전으로 사용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고 따라서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