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트랜스젠더 복무금지” 후폭풍··美 합참 “전혀 몰랐다”

CNN “트럼프에 기습당한 것”

최소 2,500~7,000명 군 복무자 ‘강제전역’ 위기에

전 육군장관 “애국자들을 저버리는 행위”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렌스젠더 군복무금지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자들/뉴욕=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렌스젠더 군복무금지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자들/뉴욕=AFP연합뉴스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금지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트랜스젠더의 군 복무금지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표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복무금지’가 미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와 전혀 상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 장성들과 상의한 결과 복무금지를 결정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과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CNN은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을 비롯해 군 수뇌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복무금지’ 트윗이 올라올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CNN은 ‘미 합참이 기습당했다(US Joint Chiefs blindsided)’는 제목의 기사에서 던포드 의장은 물론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4군(軍)’의 수뇌 중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발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장성 및 군사전문가들과 협의 결과 미국 정부는 트랜스젠더가 미군의 어떤 자리에서도 복무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우리 군대는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 군대 내 트랜스젠더가 야기할 엄청난 의학적 비용과 혼란의 짐을 떠안을 수 없다”고 단언해 트렌스젠더 장병을 군에서 사실상 ‘축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미군 내 트랜스젠더 복무자는 2,500명에서 최대 7,000명으로 추정돼 이들의 강제 전역이 이뤄진다면 군 내부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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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6개월간 미군의 트랜스젠더 복무 정책을 재검토한 뒤에도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으로 나왔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최소한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트랜스젠더 복무 금지에 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군 수뇌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표’가 나올 줄 몰랐다고 다른 관리는 전했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백악관과 국방부가 추후 이행 조치가 뒤따르고 합법적으로 일이 진행되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라고만 부연했다.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표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69년 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미군 내 인종차별을 철폐했다.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 트랜스 편견을 정책으로 전환했다”면서 “트랜스젠더 미국인의 군 복무를 막는 트럼프의 결정은 우리나라를 지키려는 용감한 개인들에 대한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에릭 패닝 전 미국 육군 장관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복무 금지 방침에 대해 “애국자들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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