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시아인 여성들의 재판이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된다. 이들은 법정에서 무죄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이날 오전 방탄복을 걸치고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 들어섰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법원 안팎에 무장경찰 등 경력 256명을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김정남이 살해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 등 경찰이 제출한 증거 자료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재판부를 상대로 무죄를 호소할 것이라 밝혔다. 이날 재판은 지난 5월 30일 지방법원 세팡이 두 여성 피고인의 사건을 병합해 넘긴 뒤 처음 열리는 재판이다.
지난 2월 시티 아이샤와 도인 티 흐엉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 VX 신경작용제를 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두 피고인이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했다면서 지난 3월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피고인들은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등 북한 국적자 4명은 범행 당일 북한으로 도주했다. 말레이시아 형법 302조는 의도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