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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신서유기①] ‘감동은 사치’…작정하고 웃기는 ‘유쾌한 반란’

tvN ‘신서유기’에서 교훈이나 감동을 바라는 것은 사치다. 철저한 계산이나 사전준비도 ‘부질없음’으로 돌아갈 때도 부지기수다. ‘신서유기’의 유일한 목표는 ‘오직 웃음’. 웃기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신서유기’가 어느덧 시즌4를 맞이했다.

‘신서유기’가 처음부터 꽃밭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KBS2 ‘1박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영석 PD와 원년멤버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의 만남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신서유기’였지만, 높은 화제만큼 논란과 프로그램의 반응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진=tvN사진=tvN


현재는 정식 TV편성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신서유기’이지만, 첫 선을 보일 때만해도 플랫폼은 네이버 TV캐스트와 tvN 앱스트리밍 서비스인 tvN go가 유일했다. TV 편성을 고려하지 않은, 철저하게 모바일에 포커스를 맞춘 ‘웹 전용 예능’이었던 것이다. 현재는 다양한 성격의 웹 예능이 제작되고 있지만, ‘신서유기’가 첫 선을 보였던 2015년까지만 해도 웹예능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물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같이 인터넷 ‘인터넷 방송’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이를 TV용으로 재편집해 보여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인터넷 방송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신서유기’가 유일했다.

이 같은 ‘신서유기’의 도전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들였다. 심지어 ‘신서유기’의 멤버로 과거 불법 도박논란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이수근이 합류를 하면서 갑론을박을 낳기도 했다.

웹 예능이라는 생소한 장르와, 시작 전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던 ‘신서유기’였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종영 당시 당초 목표로 했던 조회수 2,000만을 훌쩍 뛰어넘어 조회수 4,000만 건을 기록하는 성공 사례를 기록한 것이다.


시작부터 ‘대박’을 알린 ‘신서유기’는 네 번의 시즌이 거듭되는 동안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나영석 PD의 다른 예능프로그램보다 상대적으로 시청률은 낮지만 화제성만큼은 여느 프로그램 부럽지 않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4.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으로 최고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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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서유기’ 캡처사진=‘신서유기’ 캡처


사실 ‘신서유기’에 특별한 것이 담긴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친한 사람들끼리 만나 여행을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것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신서유기’는 과거 나영석 PD가 연출하고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이 출연했던 ‘1박2일’의 연장선으로 꼽힐 만큼, 특별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없다. ‘1박2일’과 비교했을 때 여행의 장소가 국내이고 해외라는 점 외에는, 색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신서유기’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억지 감동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서유기’는 아무 생각 없이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 같은 ‘신서유기’의 재미는 약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이들과 함께 지내오면서 만들어지는 ‘케미’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단순하게 ‘신서유기’에 출연하는 연예인들 뿐 아니라, 제작진도 포함되는 말이다. ‘신서유기’ 제작진 대부분 과거 ‘1박2일’때부터 인연을 쌓아왔던 경우가 더 많다. 함께 해온 시간이 긴 덕분에 ‘신서유기’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도 뛰어나다.

‘신서유기’의 또 다른 인기 요인 중 하나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다는 것이다. ‘삼시세끼’ ‘윤식당’ 등 잔잔한 일상 속에서의 재미를 추구하는 나영석 PD 예능의 특징은 ‘신서유기’에서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서유기’ 팀은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팀이 못 된다. 오히려 게임 등을 준비해서 가면 더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는 신효정의 PD의 말처럼 ‘신서유기’는 준비했던 것보다,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에피소드를 만들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시즌4의 명장면 중 하나인 송가락 사건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만들어냈던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신서유기’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7개의 드래곤볼을 모두 모은 이들은, 새로운 드래곤볼을 다시 모으기 위해 다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여행이 끝나지 않는 한 ‘신서유기’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서유기’가 전해주는 재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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