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가 계속 치솟아도 사려는 사람이 끊이지 않네요. 현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 정부가 오는 8월에 추가로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인근 아파트 매매 동향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아파트 분양권전매 제한 및 대출 규제 등을 강화한 ‘6·19대책’이 무색하게 서울 아파트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부동산114가 발표한 7월 마지막 주(22~27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주간 상승률은 0.57%로 올해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은 6·19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5월 마지막 주와 6월 첫째 주의 0.45%다.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중순 이후에는 주간 상승률이 0.2% 이하를 기록해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7월 들어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는 추세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 발표가 8월 예고된 가운데 규제 강화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매매 가격이 치솟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주간 상승률은 0.9%, 일반 아파트는 0.51%로 재건축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단지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의 실거래가는 올해 1·4분기 15억원대에서 이달 24일 처음으로 17억원을 넘어섰다.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사업 추진 일정이 당초 목표보다 지연되면서 내년 부활될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할 수 없게 됐음에도 시세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관리처분계획을 확정하고 관할구청에 인가 신청을 앞두게 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도 올해 초 8억~9억원대였던 전용면적 35㎡의 실거래가가 이달 10일 11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분양시장에서도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의 신길센트럴자이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56대1의 경쟁률로 올해 서울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투자수익률을 높여줄 만한 새로운 계기는 없었지만 6월의 부동산대책이 별 영향이 없었고 추경예산 투입, 경기 호조 등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만약 정부가 8월 발표할 규제의 강도가 예상보다 높더라도 서울 아파트시장의 과열이 다소 진정될 수는 있지만 하락세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