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면세점 심사 점수조작 등으로 논란을 빚은 관세청의 새로운 수장으로 검사 출신 김영문(52) 변호사가 임명됐다. 관세청장에 검사 출신이 임명된 것은 1974년 박동희 2대 청장 이후 43년만으로 조직에 대해 강도 높은 쇄신과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30일 신임 관세청장에 김영문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를 임명했다. 김 신임 청장은 사법연수원 24기로 1995년 검사에 임용된 후 지난 2015년까지 검찰에서 활약한 정통 법조인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1부장,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기술유출 등 지적재산권, 공정거래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사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청장은 검사 시절 첨단범죄 수사통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법조인”이라며 “청렴하고 강직한 리더십을 토대로 비리 근절과 업무 혁신을 통해 국민과 기업에 신뢰받는 관세청으로 거듭나게 만들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동안 관세청장 자리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나 관세청 내부 인사가 승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 관세청 전직 수장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잇따라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료 출신을 배제한 ‘파격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임인 관세청 출신 천홍욱 전 청장은 최순실씨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으며 기재부 출신 김낙회 전 청장도 면세점 비리에 연루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임명된 김 청장은 면세점 특혜 의혹을 밝히고 유사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직 쇄신·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제도 개선 등도 주요 임무다. 다만 김 청장이 관세 행정 분야에 직접적인 업무 경험이 없어서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65년 울산 출생 △경남고 △서울대 공법학과 학사 △사법시험 34회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 △법무부 보호법제과장·법질서선진화과장·범죄예방기획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