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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롤러코스터...다원시스에 무슨 일이

대기업과 전동차 수주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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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전자산업 전문기업인 다원시스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 신규사업 분야인 전동차부문에서 잇따라 물량을 수주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최근 대규모 입찰에선 고배를 마셔 주가가 가파른 내리막 행보를 보였다. 단순히 기대감과 실망 매물에 따른 주가 상승과 하락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치킨게임’ 양상의 경쟁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업체인 다원시스 주가는 이달 12일 이후 28일까지 33.4%나 떨어졌다. 13일 12.84%가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내리막길을 탔다. 다원시스는 지난 5월 말 1만2,000원대였던 주가가 50여일만에 50%나 올랐으나 3주가 채 안 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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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과 하락에는 최근 국내 전동차 경쟁입찰의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원시스는 지난달 22일 서울 지하철 7호선 석남연장 구간에 필요한 전동차 16량을 약 200억원에 수주했다. 이달 들어 지하철 4호선 진접선 전동차 50량과 서울 지하철 2호선 214량의 물량 확보도 기대되면서 투자자들은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뒤이은 수주전에서는 잇따라 실패하며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앞으로 예정된 수주 물량도 따내기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다원시스를 앞길을 가로막은 건 현대로템(064350)이다. 국내 전동차 시장을 독점하던 현대로템은 지난 2015년 다원시스가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체제가 형성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예상가격의 95% 이상으로도 현대로템은 쉽게 물량을 확보했으나 다원시스, 우진산업 등의 중소업체가 경쟁자로 나서면서 기존 구도가 깨지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현대로템은 연이어 파격적인 가격으로 전동차 수주에 나서고 있다. 최근 4호선 물량은 예상 가격의 63%를 제시했고, 2호선 수주전에서도 경쟁업체를 가격면에서 압도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저가 낙찰 논란도 제기됐다. 거대공룡인 현대로템이 가격을 앞세워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것. 현대로템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올해 2·4분기 철도부문 부진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8.1%나 하락하는 등 물량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대로템의 표정도 좋지만은 않다. 연이은 호재에도 현대로템 주가는 이달 들어 오히려 6.5%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수주전에서 이긴 기업마저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과열되는 전동차 저가 낙찰 경쟁에 투자자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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