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로메드가 당뇨병성 발궤양(당뇨발) 신약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을 허가 받고 곧 첫 환자 투약에 들어가는 등 신약 개발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임상에 나서는 신약은 당뇨발에 대해 기존의 약처럼 궤양을 치료하는 방식이 아닌 발의 미세 혈관을 만들고 신경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촉진하는 획기적인 치료제로 업계의 관심이 높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로메드는 최근 개발 중인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VM202-DPN)에 대해 FDA로부터 2번째 글로벌 임상 3상을 승인받고 곧 임상을 시작한다. 회사측은 “FDA에서 바이오의약품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선 독립적인 임상시험 2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2번째 임상을 승인받았다는 것은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임상 3상은 현재 미국 내 25개 임상사이트에서 477명 규모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속도가 붙었다.
바이로메드는 최근 박준태 FDA 심사관을 부사장으로, 손미원 동아에스티 연구소장을 전무로 영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본격 나선다. 김용수 바이로메드 대표 는 “박 부사장은 기술이전과 품목 허가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손 전무는 천연물 사업의 강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두 분은 바이로메드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의 인식이 좋아지는 것도 호재다. 지금까지는 혁신적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 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시판을 허가 받았고, 글로벌에서는 노바티스가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획기적 급성 백혈병 치료제의 미국 출시 승인을 권고 받으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인식이 좋아졌다.
바이로메드는 글로벌 임상 2상이 끝나고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이전 또는 파트너십 체결을 기대했다. 그러다 전략을 바꿔 직접 연구개발로 방향을 틀고 유상증자를 통해 임상3상에 들어갔다. 신약으로서의 승인 가능성을 높일수록 협상력 역시 올라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신약 출시를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좋은 조건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