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카타르 단교’ 4개국, 카타르에 13개 요구 수용 압박

“13개 요구안 협상 불가…축소하지 않을 것”

카타르의 국적기인 카타르항공의 여객기/연합뉴스카타르의 국적기인 카타르항공의 여객기/연합뉴스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지난달 카타르에 요구했던 13개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4개국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바레인에 모여 이번 단교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5일 단교 선언 이후 이들이 모두 모인 것은 이달 5일 이후 두번째다.


회의를 주재한 셰이크 칼리드 알칼리파 바레인 외무장관은 회담 뒤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라는 우리 요구를 카타르가 진정으로 수용해야 카타르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증오의 여론을 퍼뜨리지 않는다는 내용의 13개 요구에 응답해 중동과 세계의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개국은 지난달 22일 이란·터키와 우호 관계 중단,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무슬림형제단 지원 중단, 테러 조직·용의자 정보 제공 등 13개 항을 요구했고 카타르는 주권 침해라면서 즉시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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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역시 단교 위기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이들 4개국이 카타르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아 사실상 이 13개항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4개국은 그러나 이날 카타르에 대한 추가 제재나 경제 봉쇄 조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회담에 참여한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도 “카타르가 요구안을 이행한다면 기꺼이 대화하겠다”면서 “그러나 카타르는 이를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3개 요구는 협상 대상이 아니며 이를 축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우디 등이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축한다는 국제적 비판 여론을 의식해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반(反)걸프 왕정 논조의 매체 지원 중단 등의 요구는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카타르는 이란과 세계 최대 매장량의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어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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