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용을 줄이고자 저가 항공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저가 항공사 관련 소비 피해 건수는 대형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북구에 사는 20대 소비자 A씨는 올해 5월에 출발하는 인천-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왕복 항공권 2매를 32만9,400원에 구매했다. 그는 개인 사정으로 여행을 갈 수 없게 되자 출발일이 91일 이상이 남았을 때 항공권 환불을 요청했다. 항공사는 구매 가격의 60%가 넘는 금액인 20만 원을 환불수수료로 부과했다. A씨는 불합리하다며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 피해구제 건수는 총 630건으로 전년(337건)보다 무려 86.9% 늘었다. 항공사별로는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한 곳인 제주항공이 196건(31.1%)으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나항공(110건)과 대한항공(103건)이 그 뒤를 따랐다.
한편, 전체 국적 저비용 항공사의 피해구제 건수는 417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 관련 피해구제 건수(213건)보다 2배가량 많았다. 피해구제 유형별로 계약 불이행·계약 해지·위약금 과다 요구 등 계약 관련 피해가 508건(80.6%)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7월 취항한 에어 서울의 경우 피해구제가 1건 접수됐는데 이 또한 계약 관련 피해였다.
전체 피해 구제 건수 중 환불·계약해제·배상이 된 경우는 28.3%인 178건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항공권을 구매할 때 약관과 예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출발일 전 비행 스케줄 변동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며 “위탁수하물이 도착하지 않거나 분실·파손된 경우 공항 내 항공사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비용항공은 예약 취소에 따른 환급이나 수하물 운임 기준이 까다로울 수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