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사립대 시간강사가 수차례에 걸쳐 대학생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학과는 강사의 수업을 폐강하고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수강생 A씨는 지난달 축구수업이 끝나고 담당교수였던 윤모 학부대학 강사에게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근무하는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던 윤 강사는 “(박사과정) 연구 후원금을 책정한 만큼 받아야 지원금이 나온다”며 “돈이 필요한데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윤 강사가 요구한 금액은 현금 200만원. 당황한 A씨가 “여행을 가기로 해서 돈이 20만원밖에 없다”고 답하자 “우선 20만원을 보내주고 주변을 통해 180만원을 빌려달라”, “너랑 친한 선배는 이미 빌려줬다”며 계속해서 후원금을 요구했다. 윤씨는 A씨가 돈을 보내지 않자 수 차례 전화하고 연락하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B(27)씨도 종강 후 강사로부터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졸업을 축하한다”며 운을 뗀 강사는 연구비가 모자라다며 “나도 학교 선배인데 후배인 네가 도와주라”며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B씨는 이를 이상히 여기면서도 2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빌려줬다. 약속기한이 한참 지나 돈을 돌려 받은 B씨는 “윤 교수님이 이후에도 수 차례 전화를 걸어 와 더 이상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해사례를 접수받은 대학은 두 명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윤씨의 2학기 수업을 폐강하고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윤 강사는 2009년 1학기부터 이 대학에서 축구·테니스·풋살 관련 수업을 열어, 2017년 1학기까지 총 28개의 강좌를 열었다.
윤 강사는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