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신규분양 늘고 집값 상승 기대...하반기 가계대출 더 늘어날 것

주담대 잔금대출 등 증가

가계빚 안정 쉽지않을듯



한국은행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가계부채와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 대책의 수위가 낮으면 집값을 잡는 것도, 가계부채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어렵다는 의미다.

한은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하반기 중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기대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먼저 주택담보대출은 잔금대출 중심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분양된 아파트 입주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올해 하반기 예정된 입주 물량은 22만1,000가구로 올해 상반기(14만9,000가구)보다 많다.


집단대출과 기타대출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기 대선으로 일정이 미뤄졌거나 대출·주택시장 관련 규제 강화에 앞서 서두르는 움직임이 겹치며 하반기에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데 기인한다.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은 23만1,000가구로 이 역시 상반기의 13만7,000가구를 훌쩍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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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은 2·4분기부터 증가폭이 커졌다. 최근의 집값 상승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한은에 따르면 4~6월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23조2,000억원을 기록해 1~3월(13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특히 은행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양도분 포함) 증가액은 2·4분기 중 17조1,000억원으로 1·4분기(5조9,0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뛰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1조3,000억원이었다. 전 분기(5조5,000억원)보다 2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뜨거워지고 있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태도지수(CSI·전국 기준)는 올해 2월 92에서 6월 116까지 뛰었다. 향후 6개월간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5월 대선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고 도심정비사업 및 개발 호재가 있는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도 크게 올랐다”며 “매수심리가 회복된 것도 대출수요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6월19일 서울 전역과 경기 광명 등 부동산 가격 과열 지역에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시장은 집값이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다만 올해 하반기 중 가계대출 증가폭이 상반기보다는 늘겠지만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하반기는 금융권 가계대출이 65조원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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