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핵잠수함 도입 방안에 대해 긍정적 검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핵잠수함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지난해만 해도 핵잠수함 건조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송 장관 취임 이후 건조 검토 가능성을 밝히면서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현 정부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서 핵잠수함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검토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다만 우리 군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송 장관은 우리 군의 핵잠수함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다. 송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성공했다는 데 대응방안은 무엇이냐’라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적 잠수함을 잡으려면 우리도 잠수함이 있어야 한다”면서 “저희는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이 신임 국방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국방부도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여부에 대해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잠수함 건조 계획이 아직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송 장관 취임 이후 건조 검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국방부가 핵잠수함 도입에 대해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북한의 핵탄두 탑재 SLBM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핵탄두를 운반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SLBM 발사 징후가 포착되기도 했다. 우리 군은 김정은이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신형 SLBM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신형 SLBM 발사 도발을 강행할 경우 국내에서는 핵잠수함 도입론이 다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은 수중에 기습 발사돼 사전 포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추적 감시하기 위해선 우리도 핵잠수함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핵잠수함 도입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미국을 설득하는 일과 동시에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우리 정부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2020년까지 4,000톤급 핵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일명 362사업)을 추진하다가 1년 만에 외부에 알려지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