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며 입법권까지 장악할 의도를 보이자 이에 대응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ABC방송은 미 재무부가 7월31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자국민·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민심을 저버린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을 제재함으로써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며 “미국은 자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되돌아 가기를 염원하는 베네수엘라인들에 대한 지지 역시 명확히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조치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26일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유, 법치를 손상하려는 마두로 정권의 지속적인 시도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위급 인사 13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안을 내놨다. 미국은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할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아랑곳없이 지난달 30일 예정대로 제헌의회 선거를 치렀다.
앞서 외신들은 미국이 추가로 제재를 내놓을 경우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돈줄인 석유산업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예상과 달리 마두로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로 그쳤지만 베네수엘라 국가원수를 직접 겨냥한 상징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석유와 관련된 제재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사태 전개에 따른 추가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제헌의회 선거에 808만9,320명이 참가해 41.53%라는 예상 밖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