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통의 브리티시 여자오픈에도 ‘코리아 여자오픈’이라는 별명이 붙을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이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링크스코스(파72)에서 막을 올린다. 전체 출전자 144명 중 한국인은 20명. 한국 선수들의 리더보드 점령은 이제 국내 골프팬만의 관전 포인트가 아니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US 여자오픈에서는 톱10에 오른 10명 중 무려 8명이 한국 선수라 코리아 여자오픈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시즌 첫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톱10에 든 10명 중 3명이 한국인이었고 두 번째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는 톱10에 든 10명 가운데 5명이 한국 선수였다. 메이저대회를 치를 때마다 톱10 진입 선수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3주간 열린 대회의 우승자도 모두 한국 선수다. US 여자오픈 박성현(24·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마라톤 클래식 김인경(29·한화), 지난주 스코티시 오픈 이미향(24·KB금융그룹)이 우승 릴레이를 벌였다. 이번 대회 역시 한국 군단의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몇 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들지도 주요 관심사다. 한국 선수가 또 우승하면 ‘22전12승’이 된다. 한 시즌 최다승인 지난 2015년의 15승 경신도 가까워진다.
우승후보를 꼽자면 1순위는 박성현이다. US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슈퍼루키’ 박성현은 이후 마라톤 클래식에서도 공동 6위에 올랐다. 상금 랭킹 2위(150만달러)에 평균타수(69.02타) 2위, 올해의 선수 포인트 3위(100점)다. 특히 최근 들어 퍼트 감이 좋아져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도 7위(1.75개)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또한 5위에서 이번주 4위로 도약해 ‘월드 넘버원’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박성현과 함께 막강 한국 군단의 투톱을 이루는 강자는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메디힐)이다.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라 박성현과 메이저 2승 선점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한 시즌 메이저 2승은 2015년의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마지막이었다. 유소연은 상금 랭킹 1위(171만달러), 평균타수 3위(69.40타),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150점)로 주요 부문에서 모두 박성현과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성현이 지난주 휴식을 취한 반면 유소연은 스코티시 오픈에 참가해 현지의 얄궂은 날씨를 먼저 경험했다. 공동 23위로 썩 만족할 만한 성적표는 아니었지만 비바람이 가장 강했던 3라운드에 2언더파를 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대회장인 킹스반스 골프장은 스코티시 오픈 대회장과 가까이 있는데 이번에도 대회 기간 내내 비가 예보돼 있다. 몇몇 선수들은 인근의 ‘골프성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이미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마라톤 클래식 우승에 이어 스코티시 오픈에서도 공동 9위에 오른 김인경은 시즌 3승에 도전하고 박인비는 부진 탈출에 나선다. 박인비는 US 여자오픈 컷 탈락 뒤 스코티시 오픈에서도 공동 44위로 주춤했지만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2015년 우승한 대회라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한국 군단의 대항마로는 최근 극심한 부진을 보이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나 리디아 고(뉴질랜드)보다는 평균타수 1위, 세계랭킹 2위인 렉시 톰프슨(미국)이나 베테랑 캐리 웹(호주), 크리스티 커(미국) 등을 꼽을 만하다.